2021년 4월 19일 / 돌, 바람,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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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1,279회 작성일 21-04-20 09:27본문
제주에 이주해서 산지 23년이 됩니다.
제주는 삼다의 섬이라 하지요.
왠만한 전국의 초등학생들도 아는 사실입니다.
제주에 들어와 얼마간 지낸 분들은 조금 바람이 세게 불어도 역시 제주 바람이 거세다고 합니다.
겨울을 이십여 번 지내고 태풍을 여러 번 겪은 저는 빙그레 웃습니다.
돌, 바람, 여자...
코로나로 인해 해외에 나가지 못하니 사람들이 제주로 많이 옵니다.
제주 바다와 산과 오름들, 제주 봄꽃들을 보며 지친 마음을 달래고 활기를 찾습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제주를 방문하려고 애쓰는데 제주살이를 하며 제주를 누리며 사는 것이 너무 감사합니다.
방문객들에게는 낭만적으로 다가오는 제주의 삼다가 제주민에게는 힘든 현실임을 제주살이를 하면서 깨닫습니다.
많은 돌은 화산섬의 척박한 토지이며 거센 바람은 고기를 잡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분들에게는 힘든 자연환경입니다.
많은 여성들은 4.3으로 희생된 수많은 남성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힘든 시간을 견뎌내셨던 제주민의 아픈 역사를 말해줍니다.
누군가에게는 독특한 낭만이 누군가에게는 잔인한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3년 간 제주에 살면서 이렇게 힘든 삼다의 현실을 지혜와 인내로 견뎌내고 변화시켜가는 제주민의 강인한 모습을 보아왔습니다.
거칠지만 신비하게 쌓아올린 돌담은 태풍에도 쓰러지지 않는 유연하고 강인하며 정겨운 낭만을 느끼게 해줍니다.
모진 바람에 쓰러지지 않으려 뿌리를 깊이 내리고 서있는 수목들은 제주 전체를 늘 푸르게 해주고 그 바람 가운데에서 키워내는 감귤과
바람 속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고기들은 제주를 멋지고 맛있는 섬으로 보여줍니다.
수많은 아빠와 오빠, 동생 그리고 남편을 잃고 거친 삶을 헤쳐온 여성들은 이제 제주를 이끄는 영향력있는 리더들이 되었습니다.
상황이란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절망이 되기도 하고 생명력있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낭만처럼 보이는 거친 현실 그러나 그것을 다시 희망 가득한 낭만으로 바꾼 제주를 사랑하고 제주인을 사랑합니다.
이는 완전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 노력을 의미합니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해야 할 일도 많고 개혁해야할 것도 많습니다.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과 삶에도 거친 돌들이 가득하고 거센 바람이 불어옵니다.
모진 마음으로 거센 세상과 부딛혀 스스로 살아내려 오늘도 몸부림칩니다.
나의 신앙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해봅니다.
진리의 말씀으로 마음의 거친 돌들을 일구고 반석 위에 믿음을 세우도록, 간절한 기도로 한 영혼, 한 영혼 모든 영혼들 가운데 성령의 바람이 불도록 중보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헌신하는 신실한 여성 제자들을 세워가면서 영적인 삼다의 낭만을 일구어 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오늘도 제주에 부는 봄바람을 맞으며 걷는 올레길 돌담의 담장 밑에 핀 꽃을 보며 미소를 짓습니다.
제주의 미래를 이끌 여학생들이 가방을 메고 학교에서 나옵니다.
이 아이들을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돌, 바람, 여자 삼다의 섬 제주를 축복합니다.
God bless Jeju! God bless you!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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