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8일 / 마음의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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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1,326회 작성일 21-02-1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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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에는 유난히 추운 날도 많고 눈도 많이 오며 날씨가 널뛰기를 하듯 변덕이 심했지만 어느덧 입춘을 지나 봄을 기다립니다.

그제는 날이 너무 따뜻해서 자동차 온도를 보니 외부온도 19도를 나타냅니다.

정말 봄이 오는가 봅니다.

무섭게 추운 겨울을 보내면서도 우리 마음에는 봄에 대한 소망이 있습니다.

 

어릴 적 겨울은 많이 추웠습니다.

따뜻한 패딩도 없었고 난방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볼과 손은 늘 새빨갛게 터서 갈라졌고 항상 콧물을 흘렸습니다.

이불을 깔아놓은 아랫목 구들장만 뜨거워 놀다가 추우면 달려 들어와 이불속 아랫목으로 들어갔습니다.

할머님께서는 가끔 밥통에 엿을 녹여 아랫목 이불속에 넣어놓으셨지요.

제게 그 밥통은 한 겨울의 보물단지였습니다.

그 당시 겨울은 유난히 길게 느껴지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건 도무지 지나갈 것 같지 않던 겨울은 어느새 봄에게 자리를 비켜주고 물러간다는 것입니다.

어디선가 훈풍이 불고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 쬐이고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 저편에는 아지랑이가 모락모락 피어올랐습니다.

봄은 항상 어느새 다가와 슬며시 겨울을 밀어내고 움츠린 어깨를 펴주는 따뜻한 손님처럼 내 마음에 자리합니다.

억지로 겨울을 몰아내지 않아도 봄은 다가오고 봄이 오면 겨울은 다시 올 때까지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물론 순순히 가기 싫어 앙탈을 부리지만 결국엔 물러납니다.

우리의 마음이 이미 겨울을 떠나 봄을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2020년 한 해는 너무도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질병으로, 거리두기로, 마스크로, 모임금지로 일상은 얼어붙었고 살림살이에는 모진 한파가 몰아닥쳐 아직도 기세 등등 합니다.

언제 이 겨울을 녹여줄 봄이 올 것인가?

정말 봄이 오기는 할 것인가?

실로 걱정이 됩니다.

이렇게 유난히 겨울이 추우면 봄이 올 것에 대한 의심이 듭니다.

어느 해인가 너무도 더웠던 여름이 기억납니다.

너무 더워서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 해 가을은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얼마나 신기했던지..

봄도 역시 그렇게 올 것입니다.

어느덧 60을 넘긴 나이에 맞이한 일생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춥고 무섭고 당황스러운 겨울 그래도 나의 마음은 슬그머니 다가올 봄을 기다립니다.

마음이 봄을 기다리면 봄이 다가와 마음을 두드립니다.

기다림을 아는 것입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봄은 마음을 두드리는데 내 마음은 문을 단단히 걸고 두꺼운 겨울 외투로 중무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낙심과 절망, 미움과 분노, 의심의 두꺼운 외투를 벗어버리고 봄을 기다리는 소망을 품으며 사랑의 기지개를 활짝 폅니다.

봄바람이 쌓인 눈을 모두 녹여버리듯 우리 모두에게 쌓인 눈들이 봄 소망으로 다 녹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모두 봄을 맞을 준비를 해요.

겨울이 너무 오랫동안 우리 마음을 차지하게 두지 말아요.

겨울이 길어져도 마음으로 봄을 선포하고 기다려요.

서로를 보듬고 어루만져주고 일으켜주며 손잡아주어요.

그렇게 봄을 기다리면 봄은 꼭 옵니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봄이 오면 가장 떠오르는 노래이다.

이 노래를 부르면 저 언덕배기 아지랑이가 떠오릅니다.

가방 메고 함께 봄 길에 집으로 같이 가던 친구도 떠오릅니다.

봄 마음 함께 품고 봄을 기다렸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 보내세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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