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4일 / 순리 – 섭리와 순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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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798회 작성일 22-04-0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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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앞에 벚나무 한 그루가 심겨져 있습니다.

바로 앞이 축대로 가로막혀 답답한데 이 벚나무 한 그루가 위안을 줍니다.

그런데 몇 해 전 관리소에서 벚나무를 가지치기해서 앙상하고 볼품없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벚나무를 위한 것인지 주민을 위한 것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가지가 잘려나간 나무는 한동안 싹을 틔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 두 해 전에 드디어 작은 싹이 나오고 꽃이 조금씩 피기 시작했습니다.

봄이 되면 앙상한 가지에서 힘들게 생명의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벚나무를 응원하면서 지켜봅니다.

금년에도 꽃이 피었습니다.

처음에 몇 송이가 피었는데 얼마 전 모진 바람이 불었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간판과 지붕들이 날아갈 정도의 바람인데도 이 꽃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강풍에 꽃이 떨어질까 너무도 조마조마 했는데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어 고마움과 기특함에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많은 꽃송이가 만개를 했습니다.

그렇게 강풍에도 처절하게 붙어 만개한 꽃은 나뭇잎을 틔울 때가 되면 꽃비를 내리듯 떨어집니다.

나무에 붙어 견뎌야 할 때와 떨어져야 할 때를 너무도 잘 알고 거스르지 않습니다.

매년 벚꽃 축제가 열리곤 하는데 미리 그 기간을 정해 놓은 지자체들은 항상 곤혹을 치릅니다.

그 때에 꽃이 피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너무 일찍 피어서 축제에는 다 떨어져버렸거나 너무 늦게 피어 꽃이 없는 경우들이 있지요.

일찍 필 것 같다고 얼음을 나무에 쏟아 붓는 웃지 못할 광경을 본 적도 있습니다.

자연은 섭리에 순응합니다.

달려있어야 할 때는 모질게 달려 있고 떨어져야 할 때는 미련없이 떨어집니다.

순리란 섭리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순리를 따르는 것은 생명의 아름다움과 지속을 가능하게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순리를 자꾸 거스르려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신의 뜻과 섭리를 거스릅니다.

이기적인 욕심 때문입니다.

모질게 견뎌야 할 때 포기해 버리고 포기하고 아름답게 떨어져야 할 때 버티려고 발버둥 칩니다.

순리를 거스르는 역리의 삶은 자신과 타인에게 고통을 줍니다.

그래서 생명의 삶을 살지 못하고 그저 죽어가는 삶을 삽니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가 무엇인지를 늘 알려고 애씁니다.

그 섭리를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순응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릴 때는 역리의 삶이 멋있어 보였습니다.

아니 섭리를 배우고 깨닫기 보다는 내 뜻과 생각이 섭리이고 그것을 따라사는 것을 순리라 여겼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그것이 역리였음과 역리의 삶으로 힘들어졌던 상황과 고통을 준 사람들을 떠올리기에 역리를 줄이고 순리를 늘려가려 노력합니다.

금년에도 힘들게 꽃을 피운 벚나무 스승에게서 순리를 배웁니다.

그렇게 때를 따라 꽃을 피우고 떨구며 잎을 내고 열매를 내는 순리의 삶을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섭리에 순응하여 생의 꽃을 피우는 순리의 삶을 응원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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