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9일 / 시장, 사람 그리고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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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924회 작성일 20-11-10 09:37본문
주일 저녁 무렵 아내와 운동삼아 집근처의 사라봉에 올랐습니다.
많은 분들이 올라 오셔서 운동을 하고 계십니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와 따끈한 오뎅 국물이 생각납니다.
운동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제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동문재래시장을 들러 국민간식 떡볶이와 따끈한 오뎅을 맛나게 먹고 시장구경을 합니다.
휴일이라 그런지 야시장 먹거리에 사람들이 많습니다.
문득 어릴 적 어른들의 손을 잡고 시장에 갔던 생각이 납니다.
마트라는 것이 없던 시절 먹거리나 생필품 심지어 옷도 시장에서 사 입었지요.
시장가는 길은 언제나 즐거웠습니다.
시장 구경이 즐겁고, 사람 구경이 즐겁고, 어른들이 사주시는 시장 간식 떡볶이, 순대, 호떡 등을 얻어먹는 재미가 솔솔 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재래 시장에 갑니다.
이상하게 재래시장에 가면 정겨운 감정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요즘 재래시장의 상황은 무척 힘듭니다.
대형마트와 경쟁해야하고 코로나와도 싸워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상인들 모두가 힘들게 어려움을 이겨내며 열심히 살아가십니다.
재래시장에 가면 사람이 보입니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삶이 있습니다.
삶이 있는 곳에 살아내고 살려내야 할 당위성이 존재합니다.
사람과 삶 그리고 삶의 당위성이 있는 곳이 참 신앙이 필요한 곳입니다.
진리로 삶을 살아내고 살려내는 것이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에는 사람이 보였고 철이 들면서 사람들의 치열한 삶이 보였습니다.
영적으로 철이 들면서 살아내고 살려내야 하는 삶의 당위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신앙의 연륜이 쌓이면서 사람과 삶과 당위성이 무뎌지고 종교적 판단력만 예리해집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과 삶이 무뎌져가는 당위성을 살려내주는 생생한 현장인 시장을 갑니다.
물건을 홍보하고 흥정하는 소리, 살까 말까, 먹을까 말까를 고민하는 소리,
무언가를 먹고 싶어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는 엄마의 소리가 들리고 눈을 크게 뜨고 이곳 저 곳을 신기하게 두리번거리는 사람들의 모습,
가게로 들어와 보라고 손짓하는 상인들의 모습, 채소와 생선을 다듬는 상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세상이라는 시장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오늘도 세상이라는 시장 속에서 살아가는 신앙의 사람입니다.
신앙의 한쪽 눈으로는 하늘을 보고 또 다른 눈으로는 사람을 봅니다.
신앙의 한쪽 귀로는 하늘의 소리를 듣고 다른 귀로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습니다.
오늘도 신앙으로 살아내고 살려내기 위해 사람에게로 다가섭니다.
타이타닉이라는 영화의 끝 장면이 떠오릅니다.
귀한 보석을 찾으려고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탐사를 하던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할머니의 슬픈 사랑의 이야기.
그 모든 이야기를 듣고 탐사를 지휘하던 감독은 말합니다.
'거기에 사람이 있었음을 잊고 있었습니다'
오늘 가까운 시장으로 나가보아요.
사람과 삶을 보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아요.
살아내고 살려내야 할 삶을 향한 진리의 소리가 마음 깊은 곳에서 들려옵니다.
이 세상에 이 시대에 사람으로 함께 삶을 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함께 살아 있는 모두가 신앙 안에서 힘껏 그리고 함께 살아내고 살려내는 삶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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