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4일 /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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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959회 작성일 22-03-1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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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지만 진정한 봄이 오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봄이 봄같지 않음이지요.

중국 전한시대 화친을 이유로 흉노왕에게 시집을 가게 된 한 궁녀의 슬픈 마음을 담은 싯구 중 하나라고 합니다.

흉노의 땅에 봄을 알리는 꽃이 피었으나 진정 여인의 마음에 봄꽃은 피지 않음입니다.

기나긴 펜데믹 상황 속에서 다시 봄은 찾아왔습니다.

제주의 봄은 어느덧 겨울을 밀어내고 제법 따뜻한 봄볕을 받아 꽃들이 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아직 우리들의 마음에 봄은 주춤거리며 다가오질 못합니다.

코로나는 여전히 극성을 부리고 살림살이는 어렵습니다.

지구촌 한 쪽에서는 전쟁의 포화가 멈추질 않고 저 북쪽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민족의 미래를 오히려 더 추운 겨울로 끌고 갑니다.

실망과 고민 끝에 치러진 대선은 승자에게도 패자에게도 무거운 짐과 숙제를 안겨주었습니다.

설상가상 큰 산림을 재로 만든 불길은 열흘이 넘도록 진화되지 못하고 안타깝게 합니다.

시절을 쫓아 봄을 맞이하는 지구촌 곳곳이 자연재해들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주변의 상황들은 봄을 노래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그러나 인간이 스스로 만들고 겪어가는 차디찬 겨울같은 상황 가운데도 신은 여전히 당신의 일을 하십니다.

봄으로 겨울을 밀어내시고 앙상한 가지에는 새움을 돋게 하십니다.

얼었던 땅을 녹이고 봄기운의 아지랑이를 피어 올리십니다.

봄 제비를 다시 돌아오게 하시고

고사리를 쑥 크게 할 촉촉한 봄비를 내리십니다.

대자연의 순리를 바라보면서 신은 우리들에게 이제 겨울을 벗어버리라고 요구하십니다.

내 마음을 꽁꽁 감쌌던 겨울 외투를 던져버리고 차가운 마음의 창을 활짝 열라고 하십니다.

겨울왕국에 갇힌 내 모습의 핑계거리로 삼았던 상황들을 희망으로 사랑으로 떨쳐버리고 뛰어넘으라고 말씀합니다.

내 마음을 향해 다가오는 봄 걸음이 너무도 빨리 왔다 가버리는 제주의 봄걸음에 뒤쳐지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나를 두렵게 했던 것들, 슬프게 했던 것들, 분노하게 했던 것들, 절망하게 했던 것들을 떨쳐버리고 다시금 마음을 일구어 새로운 봄살이를 위한 생명의 씨를 심습니다.

어디선가 보았던 책의 제목이 문득 떠오릅니다.

 

'당신의 마음이 따뜻해 봄이 왔습니다'

 

춘래불사춘의 겨울 한기를 밀어내는 우리 서로의 따뜻한 마음이 어김없이 찾아온 희망의 봄을 맞이하게 해주길 소망합니다.

이 봄에 다시 한번 고백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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