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2일 / 길을 잃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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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611회 작성일 23-06-1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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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 제주살이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경험입니다.

토요일 늦은 밤 서귀포에서 강의를 마치고 제주시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늘 다니는 길이 있어 그리로 넘어 오면 문제가 없는데 그 날 따라 좀 더 빠른 길로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중간에 갈라지는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왠지 그 길을 알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길을 가면 갈수록 알 수 없는곳들이 나옵니다.

시간은 흐르고 주변에 가로등도 없는 칠흙같은 어둠속 한라산 중턱을 헤매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당시 네비게이션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정확도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가끔 엉뚱한 곳으로 인도하곤 했기에 많이 의지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도 두려워 걱정스런 마음으로 네비게이션을 켜고 목적지를 설정해서 반신반의하며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를 따라 갔을까, 내가 아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 나왔습니다.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요등과 이마에서 식은 땀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인생의 길을 걷다 보면 이같은 상황을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좀더 빨리 가고자 내가 선택한 길을 걷다가 길을 잃게 되는 겁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함 속에서 방향을 잃고 두려움, 절망에 둘려쌓여 그 자리에서 주저 않고 싶어집니다.

내가 택한 결정, 내가 옳다고 여겼던 생각과 주장들, 내가 예견했던 상황들과 어긋났을 때의 자괴감은 이루말할 수 없습니다.

그 때 나를 이끌어줄 유일한 안내자는 내 삶의 주관이신 주님 뿐입니다.

그동안 내 인생의 길을 내 스스로 너무 잘 안다고 여겼기에 주님이 안내하시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주님이 보이시는 것들에 시선을 두지 않습니다.

주님 도움 없이도 내가 잘 알고 잘 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르기 위한 네비게이션을 켜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길을 잃었다면 주저하지 말고 다시 주님이 이끄시는 네비게이션을 켜야합니다.

주님의 말씀이며 기도를 통한 성령의 인도하심입니다.

영적인 촉각을 세우고 믿음으로 따라가 보아야 합니다.

주님의 인도하심은 언제나 신실합니다.

 

'주님의 말씀은 내 발의 등불이요, 내 길의 빛입니다' (119:105)

 

살다보면 나이와 상관 없이 언제나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방황하는 사춘기에도, 호기 넘치는 청년기에도, 선택한 목적지에 올인하는 중년기에도, 심지어 은퇴 이후 노년기에도 우리는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사방이 캄캄하고 막막하며 삶이 두려워지고 자신이 없어질 때 조용히 인생운전을 멈추고 서서 말씀의 네비를 켜세요.

그리고 목적지를 구하시고 기도로 입력하세요.

주의 길이 보이고 소리가 들려올 것입니다.

제가 설정한 목적지를 향해 달려왔고 앞으로도 달려갈 것입니다.

지금 그렇게 가고 있는 길에 동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의 인도하심따라 올바른 길을 가시길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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