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7일 / 돌담과 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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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499회 작성일 22-11-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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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들어오는 입구에 돌담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그 돌담에 담쟁이가 타기 시작했습니다.

여름이면 돌담을 파란 담쟁이가 덮습니다.

가을이 되면 담쟁이 잎은 단풍이 들어 돌담을 예쁘게 해줍니다.

겨울로 가면서 잎이 다 떨어지고 줄기만 돌담벼락에 남아 붙어 있습니다.

죽어버린 가지 같습니다.

참 놀라운 것은 봄이 오면 죽은 것 같이 말라 붙어 있는 가느다란 줄기에서 다시 싹이 나고 잎이 돋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거친 돌담은 눈비와 태풍을 견디며 맞으며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킵니다.

그리고 자기의 한켠을 담쟁이에게 넉넉하게 내어줍니다.

담쟁이는 돌담에게 자리를 얻어 때로는 푸르게 때로는 화려하게 돌담을 장식해 빛내주고 잎을 떨굽니다.

돌담은 모든 잎을 떨구고 가느다란 줄기만 남긴 담쟁이를 내치지 않고 잎을 떨군 줄기와 함께 눈보라를 맞으며 겨울을 보냅니다.

돌담과 담쟁이는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화려하고 고급지게 포장한 우리 돌담인생은 결코 남에게 자리를 내주려 하지 않습니다.

귀찮고 부담스럽고 격이 떨어지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홀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담쟁이 인생 역시도 담을 타려하지 못합니다.

돌담 인생에게 거절당하기 싫고 돌담 인생을 빛내주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사 돌담을 탄다해도 담을 모두 덮어버리고 자기가 담인 행세를 하려 합니다.

잎을 떨구고 줄기를 남겨야 할 때도 그 순리를 거부합니다.

거친 돌담, 그 돌담을 멋져보이게 해주는 담쟁이, 묵묵히 자기의 때와 자기의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내가 돌담이든 담쟁이든 그렇게

어우러져 내게 주어진 인생을 살다가면 좋겠습니다.

그리로 지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기쁨을 주는 우리의 삶이면 좋겠습니다.

차가운 가을바람이 불고 슬슬 담쟁이 잎이 물들기 시작합니다.

멋지게 단풍든 담쟁이로 장식한 돌담을 그리며 나의 가을 인생이 물들어 갑니다.

 

제게 돌담이 되어주시고 담쟁이가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든든히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오늘도 멋진 잎으로 꾸며드리겠습니다.

 

*안식월을 잘 마치고 다시 힘차게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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