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5일 / 가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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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968회 작성일 20-10-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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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을을 너무 좋아합니다.

파란 하늘이 너무 좋고

살갗에 닿는 선선한 바람이너무 좋으며 그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가 너무 좋고 황금 들녘의 넉넉함이 너무 좋습니다.

어릴적 가을 벼메뚜기를 잡으러 풀밭을 헤치고 뛰어 다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제주살이를 시작한 이후 유난히 짪은 제주의 가을을 보낼 때면 아쉬움이 크곤 합니다.

제주의 어느 뜨거운 여름날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 무더운 여름 길가에 코스모스가 피어 있는 겁니다.

얼마다 당황스럽고 섭섭했던지.

이건 아니야, 가을에 피어야지

알고보니 수입종이라 하더군요.

그렇게 여름 코스모스에게 나의 가을을 빼앗겼습니다.

이상하게도 여름 코스모스는 반갑지 않습니다.

여름 코스모스는 자기 자신에게 충실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내가 여름에 피는 코스모스를 기대하지 않은 것 뿐입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나는 내 나름대로 할 일을 했는데 혹 다른 이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았을까

더 나아가 주님의 마음을 어렵게 하지는 않았을까

여름 코스모스를 탓하고 나무라는 건 아닙니다.

그저 코스모스를 통해 가을맞이 하고 싶은 푸념입니다.

내 인생은 가을을 좋아하는 누군가에게 가을 코스모스이고 싶습니다.

꼭 필요한 자에게 필요한 도움이 되는 사람이기를 원합니다.

성경의 표현을 빌리자면 무더운 여름의 얼음 냉수와 같은 인생입니다.

선선한 가을의 코스모스...

한송이 한송이는 약해 보이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함께 모며 가을이라는 계절의 기쁨을 더해주는 소중한 저의 최애의 꽃입니다.

명절 연휴에 제주 항몽 유적지 항파두리에서 코스모스 꽃밭을 보았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요.

싱그러운 가을 공기, 파란 가을 하늘, 마스크를 잠시 내리고 가쁜 숨쉬며 가을 코스모스를 통해 진심 가을 맞이를 했습니다.

이번 가을에도 가을 코스모스는 곳곳에 피어 누군가에게 가을 선물을 전하겠지요

저 역시 가을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가을 코스모스가 되어 보려합니다.

작은 행복을 드릴 수 있는 존재로 이 가을을 살고 싶습니다.

저와 함께 가을 바람에 흔들리며 피어나는 가을 코스모스가 되지 않으시렵니까

꽃밭, 길가, 어디든 좋습니다.

분홍색, 자주색, 흰색 어떤 색이라도 좋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모여 가을 행복을 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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