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일 / 기억의 조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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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1,319회 작성일 20-11-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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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민속품 가운데 예쁘고 신박한 것이 조각보입니다.

조각 조각난 천을 서로 맞대어 만든 보자기들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언젠가 조각보 전시회에서 보았던 예쁘고 다양했던 조각보들이 기억납니다.

조각보를 떠올린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얼마 전 지인과 과거의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기억하는 것을 그 분은 잊었고 제가 잊은 것을 

그는 기억하면서 이 기억의 조각들이 만나 아름다운 스토리가 됨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어울려 살아갑니다.

가족으로, 친척으로, 친구로, 동료로 만나서 함께 세월을 보내고 또 헤어집니다.

그렇게 헤어졌다 오랜만에 만나 옛 추억들을 끄집어냅니다.

서로 다른 기억들의 조각을 맞추어 갑니다.

내가 잊었던 아름다운 기억들이 서로 이어지며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서로서로의 인생 조각보의 한 조각이 됩니다.

수많은 관계가 만들어내는 조각들이 모여 인생이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빨간색, 누군가에게는 파란색, 누군가에게는 초록색 조각보가 됩니다.

그 누군가의 인생 조각보에서 나에 대한 기억이 어떤 색 조각이든 좋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 예쁘게 아름답게 소중하게 기억되는 조각이기를 소망합니다.

그의 인생 조각보에서 떼어내고 싶은 조각이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연예인이 다른 연예인을 처음 만났을 때를 추억하며 그 때 받았던 인상을 들려줍니다.

허세 부리지 않으면서 긍정적 자신감과 열정이 가득했던 모습이었다고 그에 대한 추억을 들려주자 이야기를 듣던 연예인이 눈물을 쏟아냅니다.

자신이 오랫동안 잊었던 자기의 모습을 다시 찾은 것 같았기 때문이랍니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기억이 되어주거나 혹 소중한 기억을 되찾게 하는 조각보로 살아갈 수 있기를 원합니다.

물론 나 혼자 화려하게 나를 수놓고 나를 드러내는 보자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의 삶이 그런 보자기가 아니라 다른 조각들과 어우러져 하나를 이루는 조각보가 되고 싶습니다.

그것이 내 인생이라는 조각보이며 동시에 다른 이의 인생 조각보 한 조각이 되겠지요.

제 인생에도 아름다운 조각으로 기억되어 아름답게 남아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랑과 존중으로 나를 대해주신 분들, 가장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주신 분들, 슬프고 고통스러울 때 곁에서 위로해주신 분들

앞이 캄캄하고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빛이 되어주신 분들입니다.

잘못된 길을 걸을 때 눈물 쏙 빠지게 야단쳐주신 분도 인생 조각의 한 부분입니다.

그들의 한마디 말과 베풀어 주신 선이 모두 제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조각들이 되었습니다.

제 자신은 그들에게 어떤 조각이었을까를 깊이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 나의 삶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색과 무늬의 조각보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의 인생 전체가 아닌 그저 예쁜 한 조각이면 좋겠습니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서로에게 조각이 되어 서로를 덮어주는 조각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늘도 내 기억과 삶의 조각보의 예쁜 조각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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