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7일 /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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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름다운교회 댓글 0건 조회 888회 작성일 21-06-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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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빌리 발족식과 예배설교차 세종시에 올라왔다가 갑작스럽게 장례 소식에 조문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내려가는 길 내내 비가 와서 시야도 흐리고 길도 미끄러워 얼마나 조심스럽던지요.

여러 시간을 달려 조문을 하는 중 발인, 하관 예배를 인도하게 되어 예기치 않게 하루를 더 보낸 후 예배를 마치고 다음날 올라왔습니다.

어제 그렇게 위험하고 힘들게 내려가던 길, 올라오는 길은 너무도 기쁘고 상쾌했습니다.

맑게 갠 파란 하늘과 초록의 산과 들,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에 살고 있음에 얼마나 감사했는지요.

과거 국어 교과서에 실린 독일작가 아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수필의 내용이 문득 떠올라 그 내용을 다시금 검색해 보았습니다.

 

'울음우는 아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의 한편 구석에서 작은 새의 시체위에 初秋(초추)陽光(양광)이 떨어질 때, 가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동물원에 갇힌 범의 불안/초조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달리는 기차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날아가는 한 마리의 白鷺(백로), 추수후의 텅빈 논과 밭, 술에 취한 여인의 모습, 오뉴월의 장례행렬, 거만한 인간, 바이올린의 G, 산길에 흩어진 비둘기의 털

자동차에 앉은 출세한 부녀자의 좁은 어깨, 세 번째 줄에서 떨어진 광대, 휴가의 마지막 날, 굶주린 어린 아이의 모습, 철창 안에 보이는 죄인의 창백한 얼굴

무성한 나뭇가지위로 내려앉는 하얀 눈송이 (中略) 이 모든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힘든 인생의 고뇌를 슬픔으로 승화시킨 내용이라 배웠습니다.

고뇌를 슬픔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수많은 슬픔의 내용들이 있듯이 우리의 삶 속에는 수많은 기쁨과 감사의 내용이 넘칩니다.

우리를 기쁘게하는 것들을 깨닫고 그 기쁨과 감사로 슬픔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의미있는 목적을 향한 발걸음은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누군가를 위하여 사용하는 시간들은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누군가를 도우며 위로할 수 있음이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비오는 날 감상에 젖어, 화창한 날 행복에 젖어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바온 뒤의 파란 하늘과 싱그러운 초록의 우거짐은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커피를 마시는 야외 탁자에 날아든 참새 한마리는 우리를 기쁘게 한다.

이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음이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목적 있는 짧은 여정이 다시금 소중한 기쁨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신앙으로 걷는 목적있는 인생 여정 가운데 더 많은 소중한 은혜를 깨닫고 경험하면서 기뻐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또한 내 자신의 존재와 삶이 누군가의 기쁨 목록에 자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무사히 제주에 돌아와 주일을 맞아 기쁨의 근원 되신 주님께 감사의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할 수 있음이 기쁨입니다.

한 주간의 삶을 시작합니다.

이번 한 주간도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들이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우길 소망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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